세상 소식

프랑스 보솔레이유 - 단점을 정체성으로 승화시킨 도시

nomadinsi 2025. 3. 12. 16:17

프랑스 남동부, 모나코와 맞닿아 있는 작은 도시 보솔레이유(Beausoleil),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태양’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모나코와 마찬가지로 평지가 거의 없는 가파른 언덕 위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높은 지형 때문에 도로는 좁고, 곳곳에 수백 개의 계단이 도시를 잇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은 일상 생활에 불편함으로 다가옵니다. 자동차가 다니기 힘들고, 도보 이동도 쉽지 않습니다.  평지가 적어 개발이 어렵고, 일상적인 이동조차 도전이 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도시는 불리한 조건을,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요소로 활용하였습니다.

1. 보솔레이유의 자연 지형  특성 

프랑스의 보솔레이유는 알프스 산맥의 영향으로 형성된 언덕과 경사면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몽 아젤(Mont Agel, 해발 1,148m)이 보솔레이유 북쪽에 위치하여 도시의 고도에 영향을 줍니다. 모나코와 인접한 지역이기 때문에 바다와 산 사이의 좁은 지형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보솔레이유는 지중해 연안의 코트다쥐르(Côte d'Azur) 지역에 속해 있으며, 이 지역은 수천 년 동안 침식과 융기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해안 절벽과 언덕이 형성되었습니다. 지중해와 맞닿아 있으면서도 해발 40~560m의 고도 차이를 가진 도시입니다. 해안선과 가까우면서도 경사가 심한 지형이 형성된 이유는 오랜 기간 해양과 지각 활동의 영향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가파른 지형이 방어적 역할을 했습니다.

2. 계단을 중심으로 한 문화 형성

주민들은 계단을 오르며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서로를 응원합니다. 좁은 길과 경사진 도로가 많아 서로 돕고 살아가는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경사진 좁은 계단을 따라 마을 주민들이 서로 격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영화의 한 장면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덴젤 워싱턴 주연의 더 이퀄라이저 3에 나오는 장면으로 영화의 가상마을 알타몬테의 가파른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노인이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외지인 주인공에게 건네는 계단 조심해요라는 말 속에서 외지인을 염려하고 보살피는 따뜻한 마을의 정서가 엿보여지는 장면이었습니다.

가파르고 좁은 계단은 평소 보슬레이유 주민들의 생활 일부입니다. 출퇴근길, 장을 보러 가는 길, 학교에 가는 길그들에게 이 계단은 불편한 장애물일 수 도 있지만, 주민들 간 교류와 응원의 공간으로 바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3. "우리의 단점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보솔레이유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단점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그들은 불편을 뛰어넘어, 오히려 그것을 도시의 매력으로 만들었습니다. 계단 경주는 마을 주민들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됩니다.

계단을 하나의 문화로 만들어 서로를 연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였고, 경사가 심한 지형을 활용한 계단 경주라는 이벤트를 만들어 서로를 결속하고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셈입니다.  

보솔레이유 사람들은 이 가파른 지형을 활용한 특별한 도시 문화를 만들어내었고, 도시의 정체성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보솔레이유 계단 경주입니다.

4. 427개의 계단을 오르는 도전, 보솔레이유 계단 경주

매년 3월이 되면 보솔레이유의 427개 계단이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그리고 도전을 사랑하는 이들이 "최단 시간 내에 이 계단을 오르겠다"며 모여듭니다. 이들이 참가하는 경기가 바로 보솔레이유 계단 경주입니다.

   <보솔레이유 계단 경주 (La Course des Escaliers de Beausoleil)  코스 정보>

  • 총 거리: 350m
  • 계단 개수: 427
  • 총 고도 상승: 70m
  • 출발: Boulevard de la République
  • 도착: Escalier Riviera

하지만 매년 단 하루, 이 계단은 도전과 성취의 공간으로 바뀝니다. 참가자들은 짧지만 강렬한 구간을 온 힘을 다해 뛰어오르며, 관객들은 길가에서 박수를 치며 그들을 응원합니다. 이 경주는 단순한 체력 테스트가 아닙니다. 보솔레이유 사람들의 단결과 긍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입니다.

5. 최초의 대회와 성장 과정

. 19991 대회 개최

  • 30명의 참가자 모여 시작된 작은 대회
  • 단순히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낀 참가자들
  •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으며 매년 개최되기 시작

. 2000년대대회의 성장

  • 참가자 수가 점점 증가하며, 보솔레이유를 대표하는 행사로 자리 잡음
  • 전문 러너와 산악 마라톤 선수(트레일 러너)들도 참여하면서 수준이 높아짐
  • 지역 언론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 관심을 받는 대회로 성장

. 2010년대공식적인 스포츠 대회로 발전

  • 보솔레이유 시청이 공식 후원하며 연례 행사로 확정
  • 팀전 연령별 카테고리 추가 많은 시민이 참여할 있도록 개편
  • "도시와 스포츠, 전통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

. 2025, 25 대회 개최

  • 25년의 전통을 이어오며,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보솔레이유의 상징적인 행사 자리 잡음
  • 최근에는 국제적인 관심도 증가하며 관광객들도 참여하는 글로벌 이벤트 발전

6. 끝까지 오르는 한 걸음, 도시의 정신

  • 보솔레이유 계단 경주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닙니다. 그것은 각자의 한계를 시험하고, 끝까지 도전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입니다. 427개의 계단을 오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계단을 오르는 순간, 참가자들은 도시가 가진 특유의 도전 정신과 하나가 됩니다.
  • 어쩌면, 보솔레이유의 진짜 정신은 바로 이 계단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 이 도시는 그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계단을 오르는 모든 이들에게 도전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