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로마 소식 - 관료주의의 미로 속에 사라져버린 운전면허증

2024년 12월 중순부터 시행된 이탈리아의 새로운 도로교통법

이탈리아 로마에 거주하는 64세의 의사 안토니오 바카리는 2024년 12월 중순부터 시행된 새로운 도로교통법과의 만남을 이야기한다.

2025년 2월 3일 오후 4시  나는 마치니 거리(viale Mazzini)를 운전하고 있었고, 순찰대와 마주쳤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아마도 단 5초간의 위반이었을 것이다.

바카리는 경찰의 단속이 마치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고 회상한다. 오토바이를 탄 경찰이 측면에서 접근하여 그를 멈춰 세웠다.
그리고 경찰관의 태도도 차분하지 않았다. 여경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당신의 면허증을 압수할 것입니다.'

나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상황이 과장된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범죄자가 아니다. 그리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경찰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고, 모든 대화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로마 경찰

메일과 관료주의의 미로

바카리는 사건 발생 3일 후, 경찰청에 공인 전자 메일을 보냈다. 나는 의사로서 가정 방문 진료를 해야 하므로, 예외적인 조치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그동안 약속을 취소해야 했고, 2월 3일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런 응답이 없자, 그는 직접 경찰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오스티엔세(Ostiense)에 있는 경찰청에 도착했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경찰들은 나에게 ‘경찰청으로 가라’는 말만 반복했고, 내가 제기한 다른 질문에는 아무도 답을 해주지 않았다.  결국 그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스탕달(Stendhal) 거리의 경찰청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도 아무런 해결책이 없었다. 내 면허증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대신 전화번호를 주며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했다.

경찰청의 황당한 대답

일부 환자들은 변호사를 선임하라고 조언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누군가는 돈을 주고 해결할 방법을 제시했지만, 나는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대신 경찰청이 준 번호로 계속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마지막 희망을 안고 어제 아침 다시 경찰청을 방문했다. 내 면허증이 어디 있는지, 왜 반환되지 않는지 물었다. 경찰들은 어깨를 으쓱하며 ‘분실 신고를 하라’고 했다.

이 상황을 보며, 그는 공공 행정 기관이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현실을 실감했다.

 웹사이트 “내 면허증은 어디에?

모든 것이 절망적으로 보일 때, 그는 우연히 한 웹사이트에서 ‘내 면허증은 어디에?’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발견했다.
이 앱은 면허증의 상태를 조회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었다.

아침 내내 이 앱을 사용해봤다. 하지만 내 면허증 번호를 입력하자 ‘일치하는 운전면허증이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왔다.

 

사소한 교통법규위반에도 운전면허증을 압수하여 즉각 운전을 정지하는 사례를 보면 강력한 행정처분이 시행되는 것을 보면 로마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사례가 극히 드물겠다는 안전 운전이 습관이 되어 있는 문화를 추측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압수한 운전면허증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확인이 되지도 않고 개인이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하는 행정 정책시스템은 개인의 권리와 존중이 결여된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출처: CORRIERE DELLA SERA)

 

한국의 교통법규 위반으로 인한 운전면허증 압수 관련 정보 

 우리나라에서 운전면허증을 압수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찰이 현장에서 운전면허증을 압수할 수 있는 경우

 1) 운전면허 취소 및 정지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 **도로교통법 제93조(운전면허의 취소·정지 사유)**에 따라, 면허 취소 또는 정지 처분 대상자는 면허증을 즉시 반납해야 합니다.
• 경찰은 이러한 사유가 확인될 경우, 운전면허증을 압수하고 행정처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대표적인 면허 취소 및 정지 사유

• 음주운전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 무면허 운전
• 난폭·보복운전
• 과속(50km/h 이상 초과 시 면허 정지 가능)
• 신호위반 및 중앙선 침범 등 중대한 교통사고 유발
• 운전면허 벌점 초과 (누적 벌점 40점 이상일 경우 면허 정지 가능)

 2) 운전자가 경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하는 경우

•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으로 단속했을 때, 운전자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신원 확인을 거부할 경우 경찰이 면허증을 일시적으로 보관할 수 있습니다.
• 이는 범칙금 납부 또는 행정처분을 회피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 경찰이 면허증을 압수한 경우, 운전자는 일정 기간 내에 경찰서에서 범칙금을 납부하거나 출석하여 면허증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3) 즉시 면허 정지가 필요한 경우 (30일 정지 등)

• 경찰이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하면서, 운전자가 30일 이상 면허 정지 처분 대상이 될 경우, 현장에서 면허증을 압수할 수 있습니다.
• 이는 행정처분이 결정될 때까지 운전자가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예방 조치입니다.

✅ 즉시 면허 정지 사유 (30일 정지 이상)

•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미만 (면허 정지)
• 벌점 40점 이상 누적
• 신호위반 후 도주 (도주 차량 처리법 적용 시)

 

 2. 단순 교통법규 위반 시 면허증을 압수하지 않는 경우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과속, 신호위반, 불법 주정차 등)은 운전면허증을 압수하지 않습니다.

• 벌금(과태료) 또는 벌점 부과만 진행되며,
• 운전자가 즉시 범칙금 납부를 약속하면 면허증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면허증을 압수하지 않는 일반적인 위반 사례

• 일반적인 과속
• 신호위반 (중대한 사고를 유발하지 않은 경우)
• 차로 위반, 교통법규 위반
• 주정차 위반

이 경우 경찰은 운전면허증을 회수하지 않고, 단속 후 벌점 및 범칙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3. 경찰이 면허증을 압수한 후 운전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에서는  2022년 7월 28일부터  디지털 운전면허증이 도입되면서, 경찰이 운전면허 취소 또는 정지 처분을 내릴 경우, 실물 운전면허증을 압수하는 방식은 이제 한국에서는 과거의 일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경찰이 실물 면허증을 회수하면 운전자는 즉시 운전을 할 수 없었고,  행정처분이 결정될 때까지 운전면허증이 경찰청에 보관됩니다. 이를 돌려 받기 위해서는 운전자는 행정심판이나 면허 재발급 절차를 거쳐야 면허를 다시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운전면허증 도입 이후, 경찰이 운전면허증을 직접 회수하지 않아도, 디지털 면허 시스템에서 즉시 면허 정지·취소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고, 운전자는 운전면허증을 물리적으로 소지하고 있어도, 디지털 시스템에서 정지 · 취소되면 효력이 사라집니다. 즉, 면허 압수가 실물이 아니라 전산 처리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다음과 같은 변화들이 있습니다.   

 가. 운전자 편의 증가

디지털 운전면허증을 사용하면, 압수당한 면허를 재발급 받는 번거로운 절차가 줄어듦

기존에는 경찰이 면허를 압수하면 운전자는 면허 재발급을 위해 경찰서를 방문해야 했지만,
이제는 디지털 면허 시스템에서 정지/복구가 즉시 가능하므로, 불필요한 행정 절차가 줄어듦

 나. 경찰 단속 방식 변화

기존에는 운전면허증 원본을 제출해야 경찰이 신원을 확인하고 압수했지만,

이제는 경찰이 단속 시 디지털 운전면허 시스템에서 면허 정지 여부를 바로 조회 가능

즉, 면허증을 압수하지 않아도 시스템에서 정지된 면허인지 즉시 확인 가능

다. 운전자 신분 확인 방식 변화

기존에는 운전면허증 실물을 경찰에게 제출해야 했지만, 이제는 모바일 운전면허증 앱(PASS, 모바일 신분증)으로 신분 확인 가능

따라서 운전자가 "면허증을 잃어버렸다"는 핑계를 댈 수 없음

경찰이 실시간으로 면허 상태를 조회할 수 있기 때문

라. 경찰의 면허 압수 방식 변화 (전산화)

실물 운전면허증을 회수하지 않아도 경찰 시스템에서 면허 정지 및 취소 처리 가능

운전자가 면허 정지·취소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을 시도하면 전산 시스템에서 즉시 확인 가능

운전자 편의성 증가(면허 재발급 절차 불필요)

면허 정지 및 취소 절차가 더욱 신속하게 진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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